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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포장마차 김상 그때 아들 나이의 취객은 반말을 했고 어머니는 호노자식이라 했다 취객은 술병을 던져 어머니 이마를 찢었다 그때 경찰서를 나서면서 어머니는 합의금이 든 봉투를 만지작거리며 하늘이 돌봤다고 찢어진 얼굴로 웃었다 그때 나는 술만 가르친다는 예술대에 붙었고 어머니에..
[아침숲길] 난로에 관한 회상 /이성희 겨울은 황량하다. 헐벗은 정원, 메마른 거리, 앙상한 가로수를 스치는 칼날을 세운 바람. 생명의 빛이 사라진 근교나 연말연시의 불빛들이 사라질 즈음 도심은 모두 회색으로 변한다. 회색의 겨울은 비밀스럽다. 외투깃을 세우거나 눈 밑까지 목도리를 감은 채 총..
[아침숲길] 공간은 추억한다 /이성희 저녁 무렵쯤, 영도다리에 잠시 서 있어 보면 안다. 덧칠을 해도 녹슨 시간들이 드러나는 난간과 갈매기들이 운반해 오는 젖은 공기의 파동, 다리 아래 늘어선 왜식 건물 현관들에 하나씩 켜지는 불빛이 그저 그런 풍경이 아니라 무언지 알 수 없는 아득한 안개, 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