風...鱗. 紋
10월 끝자락에
飄風
2005. 10. 31. 15:10
음악은 수동입니다... 알고 계시것지만...
혹시 단풍이 이 곳 아랫동네까지 내려왔나 궁금해서
집 뒷편 동산에 올라 봤더니
황달 앓고있는 잡목 몇 그루만 단풍 시늉을 하며 잎사구를 떨구고 있었다.
느릿하게 오른 산책로,
겸손하게 길을 비켜 숲그늘에 비껴 앉은 암자의 돌계단 화분에
노란 소국들이 볕을 쬐며 재잘거리고 있다가
낯선이가 들이대는 카메라에 꽃잎을 여미며 표정을 고친다.
...이눔들이 사내냄새를 오랜만에 맡은겨..
나이드신 보살 한 분이 굽은 등에 볕을 업고 암자의 뜰을 쓸고 있다.
- 제가 쓸어드릴까요?
말없이 비짜루를 건네주고는
비닐끈 몇 줄과 나무 막대기로 울타리 세운 텃밭으로 들어가신다.
배추, 상추, 고추, 파, 시퍼런 무..
갈무리 잘 된 푸성귀들이 보살님 어루만지는 손길따라
어린 동자승들처럼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착하게 경을 외는 소리를 내고
비질에도 쓸리지않는 감나무 그림자 아래 앉아 땀을 씻다 문득 곁을 보니
유리창처럼 조그만 연못수면의 수련 이파리들 우에 가을이 떨어져있다.
好取看來總是花라...
가을 한 자락 얻어 왔으니 마당 쓸어준 값 톡톡히 받아왔다.